정치권 뉴스를 보다 보면 스마트폰 화면 속에 파란색 종이비행기 아이콘, 바로 텔레그램(Telegram)이 포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심지어 독재 정권 치하의 국가들에서도 정치인들의 최우선 메신저는 단연 텔레그램입니다.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카카오톡이나 라인이 더 친숙함에도 불구하고, 왜 유독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텔레그램에 열광하는 걸까요? 오늘은 그 내밀한 이유를 5가지 핵심 포인트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강력한 보안성과 ‘비밀 채팅’ 기능
정치인들에게 정보는 곧 생명입니다. 자신의 발언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수사 기관에 의해 복구되는 상황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 텔레그램의 ‘비밀 채팅’ 모드는 송신자와 수신자의 기기 내에서만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서버를 거치더라도 중간에 가로채 읽는 것이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보안이 뛰어난 홍보방을 이용해 보세요.
- 서버 저장 안 함: 일반 채팅과 달리 비밀 채팅은 텔레그램 서버에 대화 내용을 저장하지 않습니다. 즉, 물리적으로 서버를 압수수색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는 뜻입니다.
2. 흔적을 남기지 않는 ‘자동 삭제 타이머’
정치적인 논의는 때로 기록으로 남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됩니다. 텔레그램은 메시지를 읽은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양쪽 기기에서 모두 삭제되는 자동 삭제(Self-Destruct) 기능을 제공합니다.
- 증거 인멸이 아닌 리스크 관리: 단순히 나쁜 의도가 아니더라도, 사적인 대화나 전략적 논의가 수년 뒤에 정치적 공격 빌미로 돌아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기능을 애용합니다.
- 원격 메시지 삭제: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나 내가 보낸 메시지를 상대방 화면에서도 즉시 지울 수 있는 기능은 정치인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3. 국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사이버 망명)
한국의 경우 과거 ‘카카오톡 사찰 논란’ 당시 많은 정치인과 시민들이 텔레그램으로 대거 이동하는 사이버 망명 사태가 있었습니다.
- 수사 협조 거부 원칙: 텔레그램 본사는 독일, 두바이 등에 위치하며 각국 정부의 데이터 제공 요청에 매우 비협조적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창립자 파벨 두로프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가 정부의 위협보다 중요하다”는 철학을 고수해 왔습니다.
- 해외 서버의 이점: 국내 메신저는 국내 수사 기관의 영장 집행에 즉각 대응할 수밖에 없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은 법적 절차가 복잡하고 물리적인 압박이 통하지 않습니다.
4. 대규모 인원 관리와 정보 전파 (채널 및 그룹)
정치인은 소통뿐만 아니라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지지층을 결집해야 합니다.
- 채널 기능: 텔레그램 채널은 인원 제한 없이 대규모 대중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훌륭한 창구입니다. 언론을 거치지 않고 직접 지지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여론을 형성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 초대형 그룹 채팅: 수천, 수만 명이 참여하는 그룹 채팅방 운영이 가능하여, 선거 캠프나 정당 차원의 조직적인 소통이 용이합니다.
5. 익명성과 다중 계정 활용
전화번호를 노출하지 않고 아이디(Username)만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입니다.
- 번호 노출 방지: 공무 수행 중 모르는 사람과 소통해야 할 때 개인 연락처를 주지 않고도 대화가 가능합니다.
- 멀티 디바이스 동기화: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여러 기기에서 동시에 접속해도 끊김 없이 대화가 이어지는 편의성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정치인들에게 필수적인 기능입니다.

텔레그램은 정치적 ‘안전 가옥’
정치인들이 텔레그램을 쓰는 이유는 결국 ‘통제권’ 때문입니다. 자신의 대화가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공개될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물론 이러한 폐쇄성이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권력의 속성상 ‘비밀 보장’이 최우선 가치인 한 정치권의 텔레그램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