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침체 5년 차: 취약한 금융 시스템과 해결 전략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지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2020년 하반기, 중국 정부가 도입한 강력한 레버리지 규제인 ‘3대 레드라인(Three Red Lines)’은 거대한 부채 위에 쌓아 올린 부동산 제국의 근간을 흔들었습니다.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과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 위기로 번지고 있는 현재, 시장 참여자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핵심 데이터를 중심으로 지난 5년의 궤적과 금융 전이 리스크를 심층 분석합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5년의 궤적과 주요 수급 지표 변화

지난 5년간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공급 과잉’과 ‘수요 절벽’이 맞물리는 전형적인 불황 사이클을 보여주었습니다. 2020년 규제 도입 이전까지 연간 15억 평방미터를 상회하던 주택 판매 면적은 2023년 기준 11억 평방미터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인구 구조 변화와 도시화율 둔화가 겹친 구조적 하락세로 해석됩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표는 ‘신규 착공 면적’과 ‘완공 면적’의 괴리입니다. 개발사들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신규 착공은 2019년 정점 대비 2023년 말 기준 약 6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반면, 기존에 분양된 프로젝트의 인도를 위한 완공 압박은 거세지고 있어, 건설 경기는 둔화되는 동시에 미분양 재고는 해소되지 않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구분 2019년 (정점기) 2021년 (하락 시작) 2023년 (침체 심화) 변동률(19년 대비)
주택 판매액(조 위안) 15.9 18.2 11.6 -27%
신규 착공 면적(억 ㎡) 22.7 19.9 9.5 -58%
부동산 개발 투자(조 위안) 13.2 14.7 11.0 -16%
중국 국가통계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구성한 주요 부동산 지표 추이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판매액보다 신규 착공 면적의 감소 폭이 훨씬 큽니다. 이는 개발사들이 새로운 사업을 벌일 여력이 없음을 시사하며, 향후 2~3년 뒤의 주택 공급 절벽을 예고하는 선행 지표이기도 합니다. 또한, 1선 도시와 3~4선 도시 간의 양극화도 심화되었습니다. 베이징, 상하이 등 핵심 지역은 가격 방어력이 존재하지만, 지방 중소도시는 인구 유출과 맞물려 실질적인 거래가 실종된 상태입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려우며, 정부의 부양책이 실제 거래량 반등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를 3~4선 도시의 재고 소진율을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부동산 개발사 연쇄 디폴트와 금융권 부실 채권 전이 리스크

2021년 헝다(Evergrande) 그룹의 디폴트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비구이위안(Country Garden), 완커(Vanke) 등 업계 최상위권 기업들마저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며 시장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디폴트 사태가 개별 기업의 파산에 그치지 않고, 이들에게 자금을 대어준 은행과 제2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이 간 대규모 주거 단지 사이로 퍼즐 조각을 맞춰 금융 위기를 수습하는 상징적 삽화

현재 중국 금융권이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부실채권(NPL) 비율보다, 만기 연장이나 이자 유예 등을 통해 정상 채권으로 분류된 ‘잠재적 부실’입니다. 개발사들이 발행한 달러채권의 대부분은 이미 디폴트 상태이거나 구조조정 단계에 있으며, 이는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시장 이탈을 가속화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은행들이 정부의 지침에 따라 부실 개발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요받으면서, 은행 자체의 건전성마저 위협받는 ‘금융 억압’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상업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전체 대출의 20%를 상회하며, 간접적으로 연관된 건설업 및 건자재 관련 대출까지 포함할 경우 부동산 익스포저는 전체의 3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최근 투자자들은 이러한 불안정성 속에서 정확한 팩트를 체크하기 위해 국제기구(IMF)가 공개하는 중국 거시·금융 데이터 페이지 같은 공신력 있는 자료까지 함께 확인하고, 각종 경제 속보와 텔레그램 마케팅 채널 모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류하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중국 시장 특성상, 공식 발표되는 NPL 비율과 실제 시장 체감도 사이의 괴리를 좁히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핵심입니다.

또한, 중소형 은행들의 자본 적정성 악화는 시급한 문제입니다. 대형 국유은행은 정부의 지원으로 버틸 여력이 있지만, 지방 거점의 도시상업은행이나 농촌상업은행은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이들의 부실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과 같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국 금융 당국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습니다.

지방정부 부채(LGFV) 위기와 토지 매각 수익 급감 현황 데이터

중국 경제 모델의 특수성 중 하나는 ‘토지 재정(Land Finance)’입니다. 지방정부는 국유 토지의 사용권을 민간 개발사에 매각하여 얻은 수익(토지 양도세 등)으로 인프라를 건설하고 부채를 상환해 왔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개발사들이 토지 입찰에 참여하지 않게 되었고, 이는 지방정부의 수입원을 송두리째 흔드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 위기의 중심에는 ‘지방정부 자금조달 기구(LGFV, 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가 있습니다. LGFV는 지방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이들이 발행한 채권은 암묵적으로 정부 보증 채권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토지 매각 수익이 급감하면서 LGFV의 이자 상환 능력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 토지 매각 수익 감소: 2023년 중국 지방정부의 토지 사용권 매각 수입은 전년 대비 약 13~15% 감소했으며, 정점이었던 2021년과 비교하면 30% 이상 급락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세수 부족을 넘어 지방정부의 재정 자립도를 위협하는 수준입니다.
  • LGFV 부채 규모: IMF 등 국제기구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LGFV 부채 총액은 약 60조 위안(한화 약 1경 1,000조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중국 GDP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로, 공식적인 정부 부채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 부채’의 핵심입니다.
  • 상환 리스크 확대: 토지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LGFV는 자체적인 현금 흐름 창출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신규 채권을 발행해 기존 빚을 갚는 ‘돌려막기’로 연명하고 있지만, 금리 상승 압박과 신용 등급 강등 우려로 이마저도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중국 중앙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수재융자채권 발행을 허용하여 지방 부채를 중앙 정부 차원에서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시간을 버는 전략에 불과합니다. 토지 매각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소비세나 재산세 도입 등 세제 개편을 시도해야 하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서 증세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LGFV의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이는 해당 지역의 금융 기관 부실로 직결되며 실물 경제 전체를 마비시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림자 금융 시스템의 균열과 신탁 상품 상환 불능 실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을 지탱해 온 또 하나의 거대한 축은 바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입니다.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대출 규제에 막힌 부동산 개발사들은 그동안 신탁회사(Trust Companies)를 통해 고금리 자금을 조달해 왔습니다. 이 신탁회사들은 부유층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수익 자산관리상품(WMP)’을 판매하여 자금을 모으고, 이를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출해 주는 구조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기초 자산인 부동산 프로젝트가 좌초되면서, 이 거대한 자금 조달 고리에 치명적인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중국 최대 민영 자산관리 그룹인 중즈그룹(Zhongzhi Enterprise Group)의 파산 신청입니다. 관리 자산 규모만 3조 위안(약 560조 원)에 달했던 이 거대 금융 그룹의 몰락은 부동산 위기가 금융 시스템의 가장 약한 고리인 그림자 금융으로 전이되었음을 공식화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단일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부동산 신탁 상품의 디폴트 규모는 2021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곧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증발과 소비 여력 축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림자 금융의 연쇄적 균열과 신탁 자산의 지급 불능 위기를 상징하는 깨진 유리 질감의 금융 데이터 이미지

그림자 금융의 붕괴가 위험한 이유는 ‘불투명성’과 ‘연쇄 효과’ 때문입니다. 은행 시스템 밖에서 이루어지는 거래 특성상 정확한 부실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고, 많은 신탁 상품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하나의 상품 부실이 다른 상품의 환매 중단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유발합니다. 현재 다수의 신탁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 지급을 중단한 상태이며, 이는 “중국 정부가 금융 상품의 원금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시장의 오랜 믿음(암묵적 지급 보증)을 깨뜨렸습니다. 이는 향후 부동산 개발사들이 비은행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완전히 막혔음을 의미하며, 유동성 경색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주요 도시 주택 가격 지수 및 미분양 재고량 통계 분석

중국 부동산 침체의 심각성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신규 주택 가격 지수보다, 시장의 수급 논리가 더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기존 주택(중고 주택) 거래 가격’과 ‘재고 소진 기간’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정부의 가격 하한선 규제로 인해 신규 분양가는 인위적으로 방어되고 있는 반면, 중고 주택 시장에서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실제 체결 가격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부동산 불패” 신화의 보루였던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1선 도시마저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2023년 하반기 이후 1선 도시의 중심부 아파트조차 고점 대비 15~20%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빈번하며, 외곽 지역이나 2~3선 도시의 하락 폭은 30%를 상회합니다. 가격 하락 기대 심리가 확산되면서 매수 대기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섰고, 이는 거래 절벽과 재고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시 등급(Tier) 평균 재고 소진 기간(개월) 중고 주택 가격 변동률(YoY) 시장 특이사항
1선 도시 (베이징, 상하이 등) 15 ~ 18개월 -6.5% ~ -9.0% 핵심지 가격 방어력 약화, 매물 급증
2선 도시 (항저우, 청두 등) 20 ~ 25개월 -10.0% ~ -15.0% 투자 수요 이탈 가속화, 신규 분양 저조
3/4선 도시 (지방 중소도시) 30개월 이상 -20.0% 이상 사실상 거래 실종, 유령 도시화 진행
주요 도시 등급별 재고 소진 기간 및 실거래 가격 추이 분석

위 표의 ‘재고 소진 기간’은 현재의 판매 속도가 유지될 경우 쌓여있는 물량을 모두 파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통상적으로 12개월~18개월을 위험 수위로 보는데, 현재 3선 이하 도시는 30개월을 넘어서며 사실상 자력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잠재 재고’입니다. 이미 땅은 샀지만 착공하지 못한 토지와 공사가 중단된 프로젝트까지 합치면, 실제 시장이 소화해야 할 물량은 통계치보다 훨씬 방대합니다. 인구 감소와 맞물려 이 막대한 재고를 누가 받아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 단순한 규제 완화만으로는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화이트리스트 자금 지원 정책의 실효성과 금융권의 딜레마

중국 정부는 부동산 위기 타개를 위해 2024년 초부터 ‘화이트리스트(Whitelist)’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개발사 자체가 아닌, 사업성이 있고 회생 가능한 개별 ‘프로젝트’를 선별하여 국영 은행들이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정책입니다. ‘보교루(保交樓, 주택 인도를 보장함)’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수분양자들의 피해를 막고 사회적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핵심은 ‘금융권의 딜레마’입니다. 중앙 정부는 은행들에게 대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부실이 뻔히 보이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했다가 나중에 책임을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합니다. 실제로 시중 은행 실무자들은 면책 조항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 심사를 매우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승인된 프로젝트 규모와 실제 집행된 자금 사이에는 큰 괴리가 존재합니다.

또한, 화이트리스트 선정 기준의 모호함도 문제입니다. 살릴 수 있는 프로젝트(Good Project)와 이미 회생 불가능한 프로젝트(Bad Project)의 구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사들은 우량 자산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기보다는 부실 사업장에 자금을 수혈해 주기를 원합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의 건전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결국 ‘부동산 위기의 금융 위기 전이’를 막으려다 오히려 은행 시스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결국 화이트리스트 정책은 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은 할 수 있을지언정, 시장의 근본적인 수요를 되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금융기관의 팔을 비틀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은 ‘관치 금융’의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으며,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쌓느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는 다시 실물 경제로의 자금 공급을 위축시키는 신용 경색(Credit Crunch)의 악순환 고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계 자산 내 부동산 비중 축소와 소비 위축의 상관관계

중국 경제의 내수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 가계의 기형적인 자산 구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가계가 주식, 채권, 연금 등 금융 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과 달리, 중국 가계 자산의 약 70%는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 아래 모든 가용 자본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린 결과입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지속된 주택 가격 하락세는 ‘역(逆) 자산 효과(Negative Wealth Effect)’를 불러왔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자산 가치가 하락했다고 느끼는 가계는 즉각적으로 지갑을 닫고 저축을 늘리는 행태를 보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집값만 하락하는 ‘깡통 주택’ 우려가 확산되면서 소비 심리가 얼어붙는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순환적 소비 감소가 아니라, 가계의 대차대조표가 훼손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소비 절벽입니다.

구분 중국 (China) 미국 (USA) 일본 (Japan) 비고
부동산/비금융 자산 비중 약 59% ~ 70% 약 25% ~ 30% 약 35% ~ 40% 중국의 압도적인 부동산 의존도
금융 자산 비중 약 30% ~ 41% 약 70% ~ 75% 약 60% ~ 65% 주식, 연금 등 유동성 자산 부족
소비 성향 민감도 매우 높음 중간 낮음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소비 변화폭
주요국 가계 자산 구성 비중 비교 및 소비 민감도 분석 (중국 인민은행 및 각국 중앙은행 데이터 참조)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집값 하락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다른 국가보다 큽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 둔화와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은 주택 가격 지수 하락 추이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인들은 소비 대신 ‘예비적 저축’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중국 가계 저축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중국 정부의 ‘쌍순환 전략’이 부동산 침체라는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힌 셈입니다.

중국 경제 성장의 아킬레스건: 부동산 의존도 변화와 GDP 영향

과거 중국의 고도성장을 견인했던 부동산 산업은 이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전락했습니다. 부동산 개발, 건설, 그리고 철강, 시멘트, 가전, 가구 등 전후방 연관 산업까지 포함할 경우, 부동산 부문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성기 기준 약 25%에서 30%에 달했습니다. 단일 섹터가 국가 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례적인 구조는 호황기에는 폭발적인 성장을 가능케 했으나, 침체기에는 그만큼 치명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데이터를 살펴보면 부동산 투자의 GDP 기여도는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2022년과 2023년, 부동산 개발 투자는 연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고정자산 투자의 증가율을 깎아먹는 주범이 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산업 연관 효과의 붕괴입니다. 신규 주택 착공이 줄어들면서 건설용 철강재 수요가 급감했고, 이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 내 철강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이사 수요 감소로 인해 가전제품과 인테리어 시장 역시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중국 GDP 성장률 그래프와 하락하는 부동산 투자 지표가 겹쳐지며 경제 엔진이 식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인포그래픽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주요 경제 전망 기관들은 중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부동산 부문의 부진을 꼽습니다. 과거처럼 빚을 내어 아파트를 짓고 인프라를 깔아 GDP 숫자를 부풀리는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도한 부채를 디레버리징(부채 축소)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성장통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L자형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EV), 배터리, 태양광 등 ‘3대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며 산업 구조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거대한 부동산 구멍을 메우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입니다.

금융 시스템 붕괴 방지를 위한 구조조정 시나리오와 대응 전략

중국 정부와 금융 당국 앞에는 ‘질서 있는 구조조정’과 ‘시스템 붕괴 방지’라는 난제가 놓여 있습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거나 시행 중인 대응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국유 기업을 동원한 부실 프로젝트 인수입니다. 민영 개발사가 감당하지 못하는 사업장을 지방정부 산하의 국유기업(SOE)이 인수하여 공공 임대 주택이나 보장성 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미분양 재고를 줄이고 서민 주거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방정부의 재정 여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중앙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 없이는 지속 가능성이 낮습니다.

둘째, 금융권의 고통 분담을 통한 부채 재구조화입니다. 은행들에게 대출 만기 연장과 금리 인하를 강제하여 개발사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방식입니다. 이미 당국은 ‘금융 16조’ 등을 통해 이러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부실을 미래로 이연시키는 미봉책에 가깝습니다. 좀비 기업의 수명을 연장시킴으로써 건전한 기업으로 흘러가야 할 자금이 묶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훼손하여 신용 등급 강등 리스크를 키우고 있습니다.

  • 3대 공정(三大工程) 추진: 저렴한 보장성 주택 건설, 낙후된 도심(성중촌) 재개발, 평상시와 비상시 겸용 공공 인프라 건설을 통해 건설 경기 경착륙을 방어하려는 전략입니다.
  • PSL(담보보완대출) 재가동: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정책 은행에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어, 이 돈이 부동산 시장과 인프라 투자로 흘러들어가게 하는 유동성 공급 정책입니다. 일종의 ‘중국판 양적완화(QE)’로 볼 수 있습니다.
  • 수요 측면 규제 완화: 베이징, 상하이 등 핵심 도시의 구매 제한(Hukou 기반 규제)을 완화하고, 주택담보대출 계약금(LTV) 비율을 낮추어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 부동산 시장의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으며,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장기 침체로 갈 것인지, 아니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연착륙에 성공할 것인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부실 개발사를 과감하게 정리하는지, 아니면 무리한 부양책으로 버블을 다시 키우려 하는지를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향후 1~2년 내에 발표될 구체적인 부실채권 정리 규모와 공적 자금 투입 방식이 중국 경제의 중장기 향방을 가를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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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Fey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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